요즘은 어학 앱이 AI 기술을 도입하여 성능이 많이 향상된 것을 느낀다. 몇 해 전 이탈리아어를 공부하기 위해 유로로 사용했던 어학앱 BUSUU에 대해 소개하고 개인적으로 느낀 점을 포스팅하고자 한다. 이탈리아어뿐만 아니라 영어, 일본어, 중국어와 그 외 유럽국가 언어인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등이 있고 심지어 아랍어도 있다. 가장 잘 구성되어 있는 언어는 역시 영어다. 영어는 AI와 간단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까지 잘 갖추어져 있다. 영어가 전 세계 통용어이니 만큼 많은 투자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다른 언어 학습자 입장에서는 아쉽기만 하다. 차츰 나아질 것이라 믿고 이탈리아어 학습 코스에 대해 둘러보자.
이탈리아어 학습 코스는 네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탈리아어 완성 코스를 중심으로 다른 코스를 함께 들으면 좋다. 이탈리아 완성 코스는 아래와 같이 4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초보자 A1을 들으면서 이탈리아어 발음을 듣고 따라 하길 바란다. 이후 초급자 A2를 공부하면서 이탈리아에서의 삶이나 여행용 이탈리아어를 함께 공부하면 좋다. 그 이유는 언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문화도 함께 공부한다는 것이고 문화를 알면 그 언어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어 자격시험이라 불리는 CILS 시험은 C2까지 있다. 앱에서는 B2까지 다루고 있으나 시험용 공부는 따로 더 해야 할 것이다. 보통 이탈리아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기준은 최소 자격증 B2 레벨을 취득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야 수업을 알아듣고 따라올 수 있는 정도의 이탈리아어 실력을 갖추었다고 본다. 그러나 시험은 시험일뿐이고 자격증은 자격증일 뿐이란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격증과 실제 원어민과의 대화 실력은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언어는 다양한 방법으로 많이 공부하는 것이 좋다.
챕터마다 하위 단위의 강의가 있다. 언어는 반복 학습이 중요한 만큼 각 강의마다 반복이 많다. 원어민의 발음을 듣고 최대한 비슷한 소리를 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 같은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은 그 소리를 알아듣는다는 말이다. 이는 듣기와 연결되는 부분이니 한국어스러운 이탈리아어 말고 배우는 초기부터 이탈리아어스럽게 말하려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유창성 향상하기’ 강의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간단한 문제가 나오며 정답을 말하기로 녹음할 것인지 쓰기로 작성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이때 좀 쑥스러울 수 있으나 이왕이면 말하기로 녹음해 보자. 녹음되거나 작성된 글은 BUSUU를 이용하는 각국의 나라 유저들이 볼 수 있다. 이것이 BUSUU의 장점이다. 원어민들이 내가 작성한 것을 수정할 수 있다는 것! 녹음하기를 선택하면 상대방이 글과 음성 모두 사용하여 내 글을 수정해 줄 수 있으나 쓰기를 선택하면 상대도 글로만 수정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원어민의 억양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될 수 있다. 그러니 녹음 기능을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학습 후 검토에 들어가면 이제까지 배운 내용을 복습해 볼 수 있다. 퀴즈는 쓰기와 플래시카드로 선택이 가능하며 랜덤으로 나오기 때문에 복습 시 유용하다. 매일 조금씩 복습하여 뇌의 망각속도를 늦추어 보자!
커뮤니티에 들어가면 나의 모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내가 학습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면 친구로 추가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아보자.
상위 10위 이내에 들면 다음 리그로 진출할 수 있다. 별은 새로운 수업을 듣거나 복습을 해도 쌓이며 배우는 언어별로 쌓이는 것이 아닌 통합되어 쌓인다. 그렇기에 다수의 언어를 한꺼번에 공부 중이라면 손쉽게 상위 10위 이내에 들 수 있을 것이다.
BUSUU사용 장점
1. 외국어를 공부하다 보면 현지인을 만나고 싶다는 욕망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곳에는 다양한 외국인들이 있고 친구를 맺을 수 있어서 간접적인 동기부여가 된다.
2. 이미지만 있거나 AI로 녹음된 것이 아니라 원어민의 영상이 있어서 실제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입모양을 관찰하기에 좋다. 예를 들면 이탈리아어의 C는 어떤 글자와 조합되느냐에 따라 발음이 달라지는데 영상 속 현지인의 입을 관찰하면 유사한 소리를 낼 수 있다.
3. 녹음방식으로 문제를 풀어 공유하면 원어민의 녹음 교정을 받을 수 있다.
4. 다양한 언어를 배울 수 있다.
BUSUU사용 아쉬운 점
1. 영어에 비해 이탈리아어는 학습 방법이나 강좌가 부족한 편이다. 추후 강좌가 더 생기겠지만 아주 고급 레벨까지 이탈리아어 능력을 향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2. 원어민들이 많이 모여있기는 하나 언어적 교류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적극성이 좀 필요하다. 예를 들면 한국어를 학습하는 유저가 푼 문제에 코멘트를 할 때 아주 단순히 잘했다는 말만 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질문을 적어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름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외국인이 대답했다고 했을 때 코멘트로 잘했다는 칭찬과 함께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는 한국어를 몇 마디 더 적어보는 것이다. 이것은 코멘트를 받았을 때도 적용될 수 있다. 이런 적극적인 태도로 외국인과 한마디라도 더 나눠보는 기회를 만들면 학습에 도움이 된다.
(언어 교류는 BUSUU개발자들이 좀 더 고민하고 개발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Busuu로만 이탈리아어를 학습하기에는 확실히 한계가 있다. 교재나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서 복습하는 마음으로 즐기듯 앱을 사용한다면 길고 긴 언어 학습의 여정을 좀 더 즐겁게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